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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s/2020

예술행위이어가기3_Light House

by 별관 2020. 12. 22.

 

<예술행위이어가기3_Light House>

손지훈 프로젝트

 

전시기간: 2020.12.22 - 2021.1.8

기획/진행 : 손지훈
편집디자인 : 남윤아
공간설치 : 김성근, 가오, 김영민
사진 : 안부
글 : 김맑음

 

2020 참여예술가 :

김맑음 홍은희 안부 김성근2 유나유나랑3 박지희2 김영민3 김소정 신동혁 가오x탁

싱소 양지수 권민철 홍학순 이하진x정수현 김가연2 송석우 덩수덩 이자연 박지환 강지우 나비 튜나리 Cupscoffee

 


어서오세요, 함께 가볍지만 곧은 선을 그으며.

김맑음

 

한 수업에서 독립큐레이터를 생각해서 이 학과에 온 사람은 자퇴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 뇌리에 깊게 박힐 정도로 강렬한 이야기이기도 했지만, 한 개인이 예술과 관련된 활동을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려주는 것임을 몇 년이 지난 이후에야 깨달았다. 실제로 예술계에서 누군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존버’라는 단어가 종종 들리곤 했다. 예술을 하는 것은 경제적인 활동과 멀기도 하거니와 그 과정에서 현실과 부딪히면서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포기하는 상황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도 버티다 보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뜻이 바로 이 단어가 갖고 있는 의미일 것이다.

 

2018년부터 시작되어 올해 세번째로 진행되는 ‘예술행위 이어가기’는 그런 과정 속에 있을 예술인 혹은 그렇지 않을지라도 모든 이들의 이야기를 모은다. 한 작가에게서 시작되는 전시이기에 개인전이라는 타이틀 아래에서 모든 것이 진행된다고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전시는 그 타이틀을 플랫폼 삼아 오히려 다른 개인을 반기는 초대장에 가깝다. 초대장으로 찾아온 이들은 이전에 쌓은 발화에 둘러싸여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행위를 한 켠에서 공유한다. 분명히 화이트 큐브 안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곳은 오히려 흰 종이 위에 여러 명의 글이 남겨진 롤링페이퍼의 모습이다.

 

결국 여기서 ‘예술’ 역시 하나의 지점으로 수렴되기 어렵게 된다. 모두가 가지고 있는 예술행위는 그 개인의 수만큼 다를 수밖에 없다. 누군가에게는 지원금을 쓰는 것이, 누군가에는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 그럼에도 누군가는 그 안에서 에너지를 찾는 것이 예술을 하는 과정일 것이다. 그리고 만약 어떤 이가 예술과 그 행동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이 전시는 하나의 문장으로 대답하지 않는다. 대신 등대의 이미지를 어렴풋이 그릴 뿐이다. 길을 잃어버리기 쉬운 바다에서 빛을 보내며 중심을 잡는 등대는 이정표의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이 이정표의 역할은 전시에서 중요하지 않다. 단지 그곳에서 시작하는 빛이 가볍지만 곧은 선을 그으며 나아가는 모습에 주목할 뿐이다. 곧 이곳에서 일어날 수많은 예술행위들처럼 이 등대는 하나로 수렴되지 않겠지만, 초대장 위에서 각자의 곧은 선을 가지고 나아감은 분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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